아내가 암 진단을 받는다는 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잘 실감나지 않았으며,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왜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내가 살면서 누군가를 아프게 했었나? ” . 온통 그런 생각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는게 없으니 인터넷을 뒤져서 이것 저것 위암에 대한 정보를 찾았습니다.
혹시라도 중년이후 건강검진에서 위암 진단을 받으신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벌써 5년 전 일이기 때문에 최신 현황은 더 알아보셔야 할 겁니다.
“위암입니다”
아내가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건 2021년 10월, 동네 내과에서였어요. 40대가 되면 누구나 받는 그런 정기검진이었죠.
검사 중에 의사 선생님이 조직검사를 해봐야겠다고 하셨대요.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결과 보고 얘기하자고만 하셨거든요.
그런데 일주일 뒤,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보호자 분과 같이 오세요.”
그 순간, 알았어요. 아니길 바라면서도 이미 마음 한편에선 알고 있었던 거예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의사 선생님은 정말 담담하게 말씀하셨어요.
“위암입니다.”
“초기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요,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수술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덧붙이셨죠. “당분간 잠 못 주무실 테니 수면제 처방해드릴게요.”
그날부터 2~3일간, 저희는 그저 울었어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병원을 찾아다니다
정신을 차려야 했어요. 슬퍼할 시간도 필요하지만, 지금 해야 할 일은 좋은 병원, 좋은 의사 선생님을 찾는 거였으니까요.
인터넷과 유튜브를 뒤지고 뒤져서 서울의 빅5 병원 중 네 곳을 예약했어요. 강남세브란스,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첫 번째, 삼성서울병원 – 배00 교수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힘들었어요. 동네 의사 선생님은 초기라고 했는데, “초기 아니에요. 그 의사가 잘 몰라서 그런 거예요”라고 퉁명스럽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날 밤, 호텔에서 아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저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어요.
두 번째, 서울성모병원 – 송교영 교수님
첫 만남부터 달랐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치료 방법 다 있어요.” 이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선생님은 위암 수술 환자를 위한 네이버 카페도 만드시고 유튜브도 하시면서 환자들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셨습니다. 지금은 다 폐쇄되셨지만, 그때 그 카페에서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세 번째, 서울아산병원 – 이인섭 교수님
이분도 정말 친절하셨어요. 저희가 준비해간 위 내시경 사진을 자세하게 보시더니 “제가 보기엔 초기 맞아요. 너무 걱정 마세요.” 라고 말씀하셨죠.
돌아오는 차안에서 저와 아내는 어느 병원에서 수술 받을지를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병원을 선택한 기준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병원이었습니다.
아내는 그래도 예전에 아이를 낳았던 서울아산병원이 더 편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없이 서울 아산병원에서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수술 당일, 그 긴 복도
위암 진단 한 달 만에 수술날이 왔어요. 로봇 수술로요. 비용은 900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로봇 수술 날짜가 더 빨리 잡혔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하고 싶은 마음에 로봇 수술로 결정했었습니다.
수술 전날 오후 1시에 입원했고, 수술은 다음날 아침 8시였어요.
수술장으로 가는 그 복도가 왜 그렇게 길던지… 수술장 문 앞에서 아내를 넘겨줄 때, 문이 잠깐 열렸는데 휠체어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분들이 열 명도 넘더라고요.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2시간 후, 수술은 잘 끝났어요. 위의 80%를 절제했다고 하셨어요. 마취에서 깬 아내는 복수 주머니, 소변 주머니를 달고 돌아왔고요. 간호사님이 “잠들면 안 돼요, 깨워주세요”라고 하셨어요.
회복의 시간
수술 후 7일간 입원했습니다. 아내는 원래 몸이 약한 편이라 가스도 잘 안 나오고 회복도 더뎠어요. 끝까지 가스는 나오지 않아서 가스 나오는 약을 먹고는 3일째부터 조금씩 복도를 걷기 시작했죠. 걷는 게 회복에 제일 중요하대요.
퇴원 후엔 근처 요양병원에 한 달 정도 입원했어요. 솔직히 집에서 하루 5~6번 위암 환자 식단을 챙기는 건 불가능했거든요. 저는 요리도 서툴고, 일도 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요양병원은 식단도 잘 나오고, 병원 데려다주는 것도 해주고, 면역 주사도 맞을 수 있어서 정말 도움이 됐어요. 실비보험 덕분에 비용 부담도 좀 덜었고요.
한 달 후, 드디어 아내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큰 고비를 넘겨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퇴원 후 집에서의 식단, 식사법, 덤핑 증후군 등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갈게요.
